1인가구 절반 이상이 200만원 미만 소득
다양한 가족 형태 국민 수용도 높아져
가사노동·자녀양육 20대에선 동등 분담 경향 확산
한국사회에서 5년 전보다 1인가구 비율은 높아지고,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족 비율은 큰 폭으로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020년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가족실태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 제20조에 따라 2020년까지 5년마다 실시했고, 다음 조사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한다. 이번이 네 번째 조사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통계청이 지난해 9월 8~18일 전국 1만997가구의 12살 이상 모든 가구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1인가구는 전체가구의 30.4%로 2015년(21.3%)보다 9.1%p 늘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가족 형태로 여겨져 왔던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 수는 5년전보다 12.5%p나 준 31.7%에 그쳤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2015년 가족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전형적인 가족으로 생각하던 부모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의 형태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2010년도에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가 48.4%였는데, 2020년에는 31.7%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는 ‘비혈연 가구’가 처음으로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비혈연 가구는 비혼 동거나 친구 등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들로 이루어진 가구 형태다. 이번 조사 결과 전체 가구 중 0.5%가 비혈연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가구의 성비는 여성(53%)이 남성(47%)보다 다소 높았다. 연령대는 70세 이상(26.7%), 60대(19.0%), 50대(15.4%), 20대(13.6%), 30대(13.0%), 40대(11.3%), 10대(1.1%) 순이었다. 1인가구에서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61.1%를 차지했다. 50~60대는 본인의 이혼, 70대 이상은 배우자의 사망이 1인가구로 생활하는 주된 이유였다.
1인가구 월별 소득수준은 50~100만원 미만, 100만원대가 각각 25.2%, 25.0%였다. 100만원대 이하 소득을 얻고 있는 1인가구 비중은 58.1%에 달했다. 이정심 실장은 “1인가구의 비율 중 고령층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이들의 경우 소득이나 주거 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생애주기별로 여러 가지 접근방식을 달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이정심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0 제4차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족 형태의 다양성에 관한 동의 수준은 증가 추세를 보였다. 비혼독신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32.4%에서 34.0%로 늘었고 비혼동거는 21.1%에서 26.0%로, 비혼출산은 9.5%에서 15.4%로 증가했다. 무자녀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도 21.3%에서 28.3%로 늘었다. 연령별 인식 차이는 뚜렷했다. 20대는 절반이 비혼독신(53.0%), 비혼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70대 이상은 12.1%가 비혼독신에 동의했고 비혼동거, 무자녀에 대해서도 각각 10.0%, 7.5%만이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가부장적·위계적 가족 호칭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도 세대별 차이가 드러났다. 도련님, 아가씨, 처남 등 가부장적 가족호칭 개선과 관련해 40대 이하에서는 절반 이상이 동의했지만 70대 이상에선 27.1%만이 동의한다고 밝혔다.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은 20대의 63.5%가 동의했고, 70대 이상은 27.8%가 동의했다. 가사 수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내가 담당하는 비율이 가사노동 70.5%, 자녀양육·교육 43.9%로 매우 높았다. 부부가 가사 노동을 똑같이 수행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9세 이하(56.4%)였다. 12살 미만 자녀 돌봄은 자녀 등·하원(교), 일상생활 돌봄 등 9개 모든 항목을 아내가 도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심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가사 수행 전반에 대해서는 남성의 참여가 늘고 있지만, 구체적인 돌봄 영역으로 들어가면 아직까지는 아내가 수행하는 비율이 높다. ‘어린아이의 양육은 여성이 더 잘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 같다. 성평등 돌봄을 위해 가사·양육에 있어서의 성평등 정책을 좀 더 내실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성가족부는 생애주기별 1인가구 지원 프로그램 등 가족 형태별 생애주기를 반영한 지역 기반의 가족 정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자녀 돌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부모뿐 아니라 주민이 함께 지역 맞춤형 돌봄을 할 수 있도록 육아 공간인 공동육아나눔터를 확대하고, 10개 지역 44개의 돌봄공동체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가족 형태와 생애주기에 맞는 가족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확대하고, 다양한 가족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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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인가구 비중 30.4% 급증, '부부+미혼자녀' 가구는 급감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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