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휴전 제안했지만 양쪽 캠프 신경전은 계속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대산빌딩에 차려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예비후보 캠프에서 홍기원 정책본부장이 이재명 경기지사 공약의 문제점을 브리핑하는 동안 모니터에 이 지사의 얼굴이 보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8일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며 ‘휴전’을 제안했다. 경쟁 캠프에 상시적인 소통채널을 구성하자고도 했다. 하지만 이 지사와 첨예하게 대립해온 이낙연 전 대표 쪽은 환영 뜻을 밝히면서도 “사과가 우선”이라고 맞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오늘 이 순간부터 실력과 정책에 대한 논쟁에 집중하고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우리 당 후보들께 캠프 상황실장 등 적절한 수준의 상시 소통채널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이 있을 경우 언론에 먼저 공개할 것이 아니라 해당 캠프에 먼저 확인을 거쳐 불필요한 공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지사는 당 지도부와 선관위에도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은 이재명·이낙연 캠프가 음주운전 공방에 이어 조폭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며 이전투구를 벌이자 당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캠프의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 과정이 많이 치열하다 보니 가끔은 선을 넘는 공세도 있고 흑색선전, 마타도어 비슷한 언급들도 많다”며 “본선을 위해 결코 좋지 않은 상황이라 (이 지사가) 기자회견을 긴급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데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비호감도가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의 원인을 ‘네거티브 공방’으로 보고, 이 전 대표 쪽에 휴전협정을 맺자고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7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을 찾아 서원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표 쪽은 환영 입장을 냈지만, 네거티브전의 책임이 이 지사 쪽에 있다고 선을 긋는 등 온도차를 보였다. 자질 검증에는 계속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늦었지만 환영한다. 저는 지난 7월19일 네거티브 자제를 포함한 ‘경선 3대 원칙과 6대 실천’을 제안 드렸다. 이재명 후보가 제안에 응답해줘 감사하다”며 “그런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도 이날 여의도에서 진행한 정례 브리핑에서 캠프 간 소통채널을 구성하자는 이 지사 쪽 제안에 대해 “가동하려면 당장에라도 가동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 쪽은 이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네거티브와 검증을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 신경민 전 의원은 “한달여 간 네거티브와 마타도어 흑색선전을 한 부분에 대해 이 지사가 분명히 사과하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하고,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순서”라며 공을 이 지사 쪽에 넘겼다. 박광온 의원은 “네거티브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이낙연 후보”라며 “네거티브 비방, 흑색선전은 안 되지만 자질 검증, 정책검증은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 지사 쪽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재명 캠프의 민형배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을 겨냥해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 끌어올리기를 포기한 것 아닌가 싶다. 가장 나쁜 ‘경선 불복'을 꺼내 들었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전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원팀이 될지) 장담이 안 된다”며 “이 후보의 여러 논란들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근택 캠프 대변인도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공공연하게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있다고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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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네거티브 중단”…이낙연 쪽 “환영하지만 사과가 먼저”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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