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다자구도 가시화…속내 복잡한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식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세 번째 대선 도전으로 야권 다자구도가 형성되자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으며 ‘복잡한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안 대표와 ‘공인된 앙숙’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여전히 안 대표의 파괴력을 깎아내리고 있지만, 향후 연대를 위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준석 대표는 2일 안 대표의 출마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취지로 김 빼기에 나섰다.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전날에도 “무운(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운수)을 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5월 기사를 공유했다. 안 대표가 “지금은 대선에 대한 생각은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다”고 한 데에 대해 이 대표가 “특유의 화법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하셨다. 무운을 빈다”고 응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표는 이 기사와 함께 “딱 6개월 전에 (대선 출마할 것이라고) 이미 알려드렸다. 그때 댓글 보면 아무도 안 믿었다. 그때도 무운을 빌어드렸다”고 적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던 안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애초부터 대선 출마였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당에서는 안철수 대표를 공연히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안 후보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함께 가야 한다”며 “지금까지도 안철수 대표의 자존심을 긁어서 우리가 화를 키웠다. 안 대표에 대한 어떤 접근도 함부로 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 대표는 끝까지 완주하고 자신의 정치적인 위상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가 확고하리라 본다”며 “함께 갈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종로(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가라는 식으로 접근했다간 우리 화를 키울 뿐만 아니라 대선 국면에 결정적인 패착이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연일 안 대표에게 연대와 단일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제가 국힘 후보가 되면 바로 안 후보하고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홍준표 의원의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공동정부를 하기에는 안 후보 쪽의 세력이나 정치인이 너무 없다”면서도 “저 같으면 안철수 후보 원하는 대로 어지간한 조건은 다 들어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의 단일화 요구에 선을 그으며 ‘독자노선’ 뜻을 거듭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의 표가 분산되면 정권 교체에 실패한다’는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도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중도에 있는 국민들이 40∼50% 정도는 된다”, “지금 1지대라고 말씀드릴 정도로 굉장히 많은 분들이 중도층에 계신다”고 강조한 뒤 “중도 중심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 대한민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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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출마에 속내 복잡한 국민의힘…폄훼하는 이준석에 “자존심 긁으면 안 돼”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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