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사고현장 2km 전 오탄터널서 발견
열차와 충돌했다는 충돌체 발견 못해
차륜 이탈 이후 긴급제동·탈선 이어진 듯
지난 5일 차륜이 빠져 탈선한 케이티엑스 23호 열차의 4호차 관절대차 모습, 스프링 안쪽에 있던 차륜이 이탈하고 대차 프레임이 깨져 있다(원 안). 독자 제공
지난 5일 낮 충북 영동에서 발생한 경부고속철도 케이티엑스(KTX)-산천(원강) 제23호 열차 탈선사고는 부품 결함이나 정비불량으로 차륜(바퀴)이 빠지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철도(코레일)는 6일 “23호 고속열차의 차륜이 이 열차가 멈춘 곳에서 뒤쪽 약 2㎞ 지점인 오탄터널에서 발견됐다. 차륜이 발견된 오탄터널에서 제23호 고속열차가 멈춘 영동터널 출구 구간을 정밀 조사했으나 열차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체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사고 열차의 4호차 차륜은 심하게 파손된 상태였으며, 차륜이 튕겨 나가는 과정에서 부서진 쇳조각들이 선로변 전차선 철재 시설물 등을 관통한 흔적과 탈선해 기울어진 객차가 레일 위에 끌리면서 발생한 패인 흔적 등도 확인됐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코레일 유지·보수 관계자는 “차륜이 이탈하자 열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졌고, 이를 감지한 검수센서가 작동해 열차 비상제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운행된 고속열차가 차체 이상으로 탈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2월 광명터널, 2018년 12월 경강선 강릉역 인근 탈선사고가 있었는데 모두 신호기 오작동이 원인이었다. 코레일 차량정비 부문 근무자들은 △삭정(차륜 흠을 고르게 깎는 정비)을 하지 않거나 △대차 프레임(차륜을 고정하는 차축) 불량 △트라이포드(열차 균형유지 장치) 파손 등으로 차륜이 빠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국형 고속열차의 객실과 객실을 연결하는 관절대차(부수대차)의 구조와 주요 부품, 그림처럼 차륜이 설치돼 있어야 정상이다.(원 안) 트라이포드는 동력대차의 차륜과 차륜 사이에 설치돼 있다. 현대 로템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코레일 쪽은 사고열차는 2017년에 투입돼 부품이 노후화되지 않은 무사고 차량이며, 45만㎞ 주행할 때마다 실시하는 4차례 비파괴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코레일 고속차량 기술부문 고위 관계자는 “고속열차 도입 초기인 2000년대 중반에 트라이포드에 잔금(크랙)이 많아 전면 교체한 적은 있지만, 사고 차량 트라이포드는 그와 다른 제품이며 현재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며 “이상이 있다는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케이티엑스-산천(원강) 23호 고속열차는 5일 오전 승객 303명을 태우고 서울역을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다 오전 11시58분께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김천구미 간 영동터널 인근에서 4호 객차가 탈선한 상태로 멈췄다. 이 사고로 승객 7명이 다치고 온종일 경부선 전 구간에서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코레일은 직원 350명을 밤새 복구작업에 투입해 6일 오전 7시55분께 경부고속철도 하행선 운행을 정상화했다. 임인순 코레일 홍보처장은 “사고 구간은 안전을 위해 모레까지 서행 운행하도록 조처했다”며 “탈선사고 원인은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조사를 거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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