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현지언론, 국방부 군사정보부장 분석 소개
“러시아, 점령 지역을 그외 지역에서 분리하려 시도”
동부와 흑해 면한 남부 묶으면, 내륙국가로 졸아들어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부장.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누리집 갈무리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러시아가 이번 침공을 통해 한반도처럼 우크라이나를 ‘영구 분단’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인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27일 키릴로 부다노프 국방부 군사정보부장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동안 점령한 모든 지역을 한데 모아 한반도에서 그랬던 것처럼 ‘준국가와 같은 실체’를 만드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전했다. 보도를 보면, 부다노프 부장은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중앙 정부를 전복하려다 실패한 뒤, (블리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의 주작전 방향을 동부와 남부로 전환했다. 그는 아마도 우크라이나에 한국과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푸틴 대통령)는 우리나라에서 점령된 지역과 점령되지 않은 지역을 분리하려 하고 있다. 사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남한과 북한을 만드려는 시도”라고 우려했다. 실제, 러시아는 전쟁 초기 시도했던 키이우 점령을 포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동부와 남부 지역을 공략하는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나아가,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26일 남부 헤르손과 자포리자주의 러시아 점령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기존 정부를 해체하고 새로운 민군 합동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신은 러시아 ‘크림공화국’ 정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이 지역들에서 러시아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해졌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러시아 루블화를 결제에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보도와 부다노프 부장의 분석을 합쳐 보면, 러시아가 친러 분리 독립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 지역은 물론 헤르손 등 흑해와 면한 남부 주요 도시들을 점령한 뒤 이 지역을 영구 지배하려 시도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 시도가 성공하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끄는 현 우크라이나 정부는 흑해로 나아갈 수 있는 통로를 봉쇄당한 채 키이우를 중심으로 한 내륙 국가로 조그라들게 된다. 앞서 스탈린이 이끌던 소련 역시 1945년 8월 ‘38선’을 경계로 한반도 북반부를 점령한 뒤, 한반도를 영구 분단의 길로 몰고 간 바 있다. 세르게이 루츠코이 러시아 국방부 작전본부장은 앞선 25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작전의 “1단계 성과는 달성됐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는 우리의 주요 목표인 돈바스 지역의 주민 해방에 우리의 핵심적인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신들은 러시아가 ‘젤렌스키 정권 교체’라는 애초 목표를 포기하고 자신들이 21일 독립을 승인한 동부 돈바스 지역의 두개 ‘자칭 국가’를 지원하는데 역량을 기울인다는 현실 노선으로 기울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흑해와 면한 남부 지역으로 공세를 확장하면서 러시아의 최종적인 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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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한반도처럼 우크라이나 '영구 분단' 노려”…동부와 남부 공략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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