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입각 의사 전혀 없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11일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인수위나 이 의원, 국민의당 모두 내부 불협화음의 결과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의 장관 후보자 인선 직후 이 의원의 인수위원 사퇴가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입각 문제와 관련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사퇴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인수위 대변인실도 공지글을 통해 “구체적인 사퇴 이유 및 수리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써는 확인이 어려움을 양해 바란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자가격리에 들어가 출근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안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협상을 맡았다.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과 함께 ‘공동 정부 구상’ 밑그림을 그린 인물로, 인수위 합류에 이어 최근까지 행정안전부·통일부 등 장관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지난해 3월21일 당시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오른쪽)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인수위 내부에선 이 의원의 갑작스러운 사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전날 발표된 새 정부 1차 내각 명단에서 ‘안철수계’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아 갈등이 커졌고 사퇴로 이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주 중 발표될 2차 내각 인선에서도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이 소외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의원이 인수위원 사퇴를 결심했다는 해석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이 의원이 후보자로 거론됐던 행안부 장관에 6·1 지방선거 중립적 관리를 위해 비정치인을 기용한다는 뜻을 굳히면서 이 의원이 불만을 가졌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 의원이 다른 부처 입각보다 ‘의원직 유지’ 쪽으로 방향을 정하고 인수위 업무에서 손을 놓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날 이 의원의 사퇴 발표가 언론에 보낸 문자메시지로 알려진 뒤, 이 의원이 속했던 기획조정분과를 포함한 인수위 관계자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단일화 협상 파트너였던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도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과 저는 정권 창출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두 사람 간 신뢰는 변치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의 인수위원 사퇴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 이상기류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인수위 핵심 관계자는 한겨레>에 “안 위원장이 오늘 오전 회의에서 인수위원들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면서 치하했다. 인수위 운영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관계자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문제도 순조롭게 진행돼 타결을 앞두고 있다”며 “(인수위원 사퇴는) 이 의원 개인 문제로 보인다”고 선을 그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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