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경북 칠곡군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내빈석에 자리한 두 사람은 처음 만나 가벼운 인사를 나눈 다음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사이에 두고 한 칸 떨어져 앉았다.
내빈 소개 시간에 서로 손뼉을 쳐주기도 했지만, 이후 식순에서 말을 섞거나 눈빛을 교환하는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지난 14일 의원총회 이후 두 사람이 공개 석상에서 마주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2016년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맞붙은 것을 시작으로 지난 대선에서도 막판 극적인 후보 단일화 전까지 거친 비난을 주고받는 등 두 사람은 뿌리 깊은 구원(舊怨)으로 얽혀 있다.
대선 이후 합당하며 한배를 탄 두 사람이지만,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두고 극한 갈등을 빚으며 연일 정면 충돌하는 상황이다.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날도 이어졌다.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최고위원 추천 문제와 관련해 "안 의원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런 문제는 여의도에서 언제든지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국민 약속"이라며 "거기 보면 분명히 국민의당 출신도 아니고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인사로 한다고 돼 있다.
충분히 소통해서 저희와 함께 생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소셜미디어(SNS)에 안 의원을 겨냥해 "다음 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썼고,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노려 "김성진(아이카이스트 대표)이 던진 미끼도 안 물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하는 등 거친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추모사에서 "문재인 정부 하에서 장군님을 보내드리면서 하지 못했던 모든 예우를 오늘을 기점으로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서 갖춰나갈 수 있도록 저희가 꼭 살피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셨던 백선엽 장군님과 호국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
대한민국 예비역 해군 대위 국회의원 안철수 올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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