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는 전쟁·기근…그림 속 비극 되풀이 막자" 환경 활동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을 국제사회에 촉구하며 파블로 피카소의 명화에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의 환경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XR) 회원 2명은 9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에 전시된 '한국에서의 학살' 위에 순간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다.
각각 49세, 59세인 호주 출신의 두 남녀는 당시 "기후 위기 = 전쟁+기근"이라고 적힌 검은색 플래카드를 발밑에 두고 이 같은 시위를 벌였다.
남성 시위자는 기후변화가 계속되면 그림 속 묘사된 고통을 현대 사회가 겪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XR은 기후변화와 인간의 고통이 떼어낼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지금처럼 하면 우리의 안전을 보장해주던 모든 것이 결국 붕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가 한국전쟁 발발 6개월 뒤인 1951년 1월 완성한 작품이다.
철제 갑옷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임산부, 소녀 등 벌거벗은 여성들을 총살하려는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게르니카'(1937), '시체 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반전 예술 3대 걸작으로 꼽힌다.
그림 위에 보호를 위한 아크릴 수지 커버를 씌워놓은 덕에 이번 행위로 작품이 훼손되는 일은 없었다.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은 성명에서 "이들의 손이 작품에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아세톤을 사용해 손을 커버에서 조심스럽게 떼어냈다고 밝혔다.
이들 운동가는 이후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가 조사를 받고 풀려났다.
/연합뉴스
기후대응 촉구하며 피카소 명화에 접착제 바른 손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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