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임원선출을 위한 정기선거인대회에서 27대에 이어 28대 위원장으로 연이어 선출된 김동명 전 한국노총 위원장과 류기섭 사무총장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합원수 123만명의 제1노총인 한국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김동명 현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노조를 타깃으로 한 ‘노동개혁’에 몰두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와 임기 3년을 함께하게 됐다. 김 후보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등 사회적 대화엔 참여하지만 정부의 노동 통치 수단으로 악용되지 못하게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노정관계가 요동칠 전망이다. 17일 한국노총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정기선거인대회를 열고 위원장으로 김동명 후보, 사무총장으로 류기섭을 선출했다. 조합원 200명당 1명이 배정되는 선거인 3940명 가운데 3550명이 투표에 참여해, 김 후보가 52.39%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위원장 선거는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이동호 현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3파전으로 치러졌으나, 1차 투표에서 43.2%를 얻은 김동명 후보와 36.8%를 얻은 김만재 후보가 결선 투표를 진행한 결과 김 후보가 당선됐다. 역사적으로 한국노총은 교섭과 실리를 중심으로 한 조직운영 방침에 따라 사회적 대화에 비교적 충실히 참여해왔다. 공식적인 전국 규모 노·사·정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서도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사회적 대화를 사실상 이끌어왔다고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노조를 “부패집단”이라고 직접 언급하는 등 정부가 노동개혁을 사실상 노조개혁으로 치환시켜 드라이브를 걸고, 연장근로 유연화·임금체계 개편 등의 개혁과제를 내놓은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와 정부와의 관계도 선거 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김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사회적대화·경사노위 참여에 대해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의 거취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를 연동하지 않겠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사회적 대화 중단과 관련해 “사회적 대화를 이용해 노동개악을 강행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결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냈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방향에 따라 향후 노정관계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주요 현안을 경사노위에서 논의하겠다고 하면서도, 노사정 당사자가 참여하는 논의가 아니라 경사노위 내부에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단·연구회를 구성해 해당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집행부가 꾸려진 만큼, 향후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참여 등에 있어서 사회적 대화를 더 요구하며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정부가 친노동 정책을 펴지 않을 상황에서, 정책 기조에 따라 대화 참여에 들락날락하게 되는 양상을 보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당선소감에서 “조합원을 지키고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 현장과 늘 함께하겠다”며 “노동자,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총, 노동자 중심의 산업 전환을 만드는 노총, 미래를 준비하는 한국노총 제28대 집행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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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연임…“사회적 대화, 노동개악에 이용 안돼”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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