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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19, 2023

천하람 “대통령 적이 쩨쩨하게 안철수? 경제위기와 싸우시라” - 한겨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대통령에 사탕발림 생각 없어
김건희 여사, 검찰 출석해야”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해 ‘반윤핵관’ 기치를 내건 천하람(37) 후보는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적이 쩨쩨하게 안철수면 어떡하냐”며 지역소멸·저출생 문제와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탕발림을 할 생각이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는’ 대표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해소를 위해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천 후보 인터뷰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제주와 부산, 광주 합동연설회까지 마쳤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광주·전남이 제 홈그라운드인데, 조직표가 없어서 너무 응원하는 분들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오셨고, 호남의 보수 정치가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너무 잘 얘기해줘서 울었다거나 뭉클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저도 감사했다. 제일 걱정했던 건 부산이었다. 부산이 윤핵관과 관련 있는 지역이니까 제가 좀 야유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다. 제가 윤핵관을 조선 시대 원균에 비유하는 강한 메시지를 냈는데도 아무도 야유를 안 하셨다. 대통령 위주로 당이 굴러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지금 이게 정상이냐고 묻고 있는 거라고 느꼈다.” (천 후보는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고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가 부산이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 출마 선언을 했다. 갑작스럽게 출마한 이유는?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후보 모두 큰 정치인인데, 윤핵관의 권력 줄 세우기 행태를 용인하거나 적극 동조·동참하고 있었다. 이거는 굉장히 나쁜 형태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멱살 잡고 하드캐리한다는 심정으로 직접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전은 두 가지다. 권력에 줄 서는 사람 말고 소신 있고 능력 있는 사람이 잘 되는 정당, 코리안 드림 같이 국민의힘 드림이 가능한 정당이 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집권당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얘기해야 한다. 대통령의 적이 쩨쩨하게 안철수면 어떡하나. 빈곤, 불평등, 지역소멸, 저출생이 돼야 하고, 나아가서는 경제 위기가 돼야 하는 거 아니냐. 저는 집권당 대표로서 국민들의 삶의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풀어내고 싶다.” —윤핵관의 전횡에 대해 거듭 비판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사람들한테 족쇄를 채우고 있는 거다. 80만 당원 정도 되면 당원들의 생각도 다양하다. 그런데 한 줄만 서라고 하면 우리 당 지지층조차 배제된다. 지지층을 배제하면서 어떻게 정치를 하고 어떻게 선거를 치르나. (윤핵관을) 빨리 주류에서 배제해야 한다. <수학의 정석>으로 비유하면 ‘윤핵관 정리’는 국민의힘의 ‘기본 문제’이고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대한민국이 (위기 극복의) 골든타임을 지켜내느냐는 ‘응용 문제’ 같은 거다. 윤핵관 문제를 많이 말씀드렸으니, 저도 점점 이런 쪽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윤핵관의 문제는 결국 대통령의 문제 아닌가 “지금 드리는 말씀들을 대통령 면전에서도 똑같이 드릴 거다. 저는 대통령에게 사탕발림을 할 생각이 없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선거 과정에서 명확히 말씀드리고, 대통령이 천하람이라는 당 대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할 거다. 제가 취임하고 대통령을 처음 예방한다면 여당을 좀 폭넓게 쓰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당을 폭넓게 써야지만 그 힘을 바탕으로 야당과의 협치도 가능한 것이다. 대통령을 독점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항상 대통령을 망가뜨렸다. ‘윤심팔이’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늘려야 한다. 윤심팔이 얼마나 좋나.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이 가만히 있어도 커지는 거다. 대통령의 브랜드를 특정인에게 상표권 부여하듯이 독점권을 주지 말고 오픈소스로 풀어버리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윤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동개혁은 어떻게 평가하나? “저희가 노동자의 적이 되는 정당이 되어선 결코 안 된다. 저희 당의 포지션을 굳이 말하자면 제3 노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1·2노조(민주노총과 한국노총)가 조직해 놓은 우리 노동자들이 대충 12% 언저리 수준일 거다. 이 12% 노동자들은 거의 북유럽에 가까운 보호들을 받고 있다. 문제는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 계시는 노동자들이다. 이들을 제대로 챙기는 정치 집단이 없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혁하자고 하는 보수 정당이 제1·2노조의 기득권 타파만을 얘기하는 건 곤란하다. 제1·2노조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이익을 우리가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이 아젠다를 끌고 가야 한다. 윤희숙 전 의원이 기간제 근로자에게 오히려 추가 수당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거를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민주노총을 해체하겠다 이런 얘기를 무슨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하시고 그러는데, 굉장히 잘못된 얘기다.” (2021년 기준 노조조직률은 14.2%이며, 친윤계인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후보가 ‘민주노총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오전 유튜브에서 김건희 여사에게 “출석해서 수사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공정은 진영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에 근본적인 힘이 있는 거다. 핵심은 우리 편에도 엄격하다는 것이다. 그 인상을 국민께 드려야 한다. 그걸 안 하면 민주당에서 계속 김건희 여사는요, 장모는요, 이런 식으로 나온다. 그래서 저는 검찰도 대통령 눈치 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환을 요청해야 하고, 김 여사도 적극적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주 안에 안철수 후보와 실버크로스 한다고 선언했다. “저는 이미 실버크로스 했다고 생각한다. 오늘 투표를 하더라도 결선은 제가 올라갈 거다. 여러 여론조사 데이터가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여론조사하면 10%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는데, 당원 대상으로 조사하면 안 후보가 5% 정도 빠지고 제가 5% 정도 올라가서 1~2%포인트 내외로 격차가 준다. 당원들은 이미 천하람 대 김기현 구도로 여기고 있다. 저는 이것이 개혁과 구태의 대결이라고 생각한다. 안 후보는 포지션을 잃었다. 윤핵관이 있냐 없냐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원들 판단은 이미 끝났다.” —김기현 후보를 구태로 규정하는 이유는? “‘윤핵관이 나쁜 사람이냐’고 되묻는 사람이 구태다. 김 후보는 원래 합리적이고 어느 정도 개혁성도 갖고 계시는 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태 때 가장 먼저 박 전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얘기했던 분이다. 그 결기는 어디로 가셨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욕심이 너무 크신 것 같다. 정치인이 단기전 승리에 너무 빠져들면 패착을 두기 마련이다. 김 후보의 가장 큰 패착은 초선 의원들의 나경원 전 의원 연판장 사태 때 비겁하게 침묵했던 거다. 뒤늦게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지만 이미 이익을 다 보면서 비겁하게 침묵해놓고 이제 와서 그게 잘못됐다고 하시면 어느 국민이 그걸 납득하겠나.”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lt;한겨레&g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7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이준석 그늘론’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준석 전 대표와는 협력관계이면서 경쟁관계다. 이 전 대표는 천하람 캠프에 어떤 직함도 없다. 역할 분담 등에 대해서도 합의한 적이 없다. 이 전 대표 본인이 원해서 저를 지지하는 거다. 이 전 대표가 당장 내일부터 입장을 바꾼다고 해도 제가 뭐라고 탓할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저와 같은 시간대에 방송을 잡고 이슈가 나오면 먼저 치고 나서서 헤드라인을 가져가고 하는 걸 보고 솔직히 ‘여의도 문법에 좀 맞게 도와주지’라고 생각하며 당황도 했다. 그런데 이준석과 여의도 문법은 원래 안 맞는 거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이준석을 능가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이준석이 나를 뒤에서 충실하게 도와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 안 한다. 대결해서 이기면 되는 거다. 이 전 대표가 저보다 정치경력도 길고, 당대표를 이미 했기 때문에 체급 차이가 있겠지만, 전당대회가 끝날 무렵에는 그 체급 차이가 무색해질 거다. ‘천하람이 이준석보다 훨씬 낫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 전 대표는 공과가 뚜렷하다. 여성이나 장애인 정책에서 갈라치기를 했다는 비판도 꽤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저는 그런 비판에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저는 갈등을 못 본 체하는 정치인이 오히려 더 비겁하다고 생각한다. 여성과 남성 사이 젠더 갈등 실제로 있다. 온라인에선 심각한 수준이다. 이준석이 얼마나 여성혐오를 했다는 건지 공감하기 쉽지 않다.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슈도 정치인이 장애인과 각을 세우는 건 솔직히 쉽지 않다. 이 전 대표가 용기 있게 나서서 문제제기를 했고, 그 다음에 공감하는 정치인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은 파기해선 안 된다고 썼다. 공약 파기가 문제인가, 아니면 여성가족부 폐지 자체에 동의하는 건가 “공약 파기도 문제이고, 여성가족부도 솔직히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여성들 가운데도 여성가족부 폐지해야 한다고 하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 약간 시대착오적인 것은 아닌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에서 4·3 사건 유족을 만나 위로했다. 보수 정치가 4·3이나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4·3과 여순사건을 큰 틀에서 보면 보수 정당의 관점에서 이념적 정체성과 안 맞는 부분도 당연히 있다고 본다. 다만 그 시대의 한복판에 던져져 있던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그분들한테 무슨 이념이 그렇게 있었겠나. 4·3과 여순 같은 경우 이념이 있는 분들은 소수일 것이고, 대부분 피해자는 거기에 휩쓸리셨던 거다. 5·18 민주화운동은 정당한 저항을 했던 것이고.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는 그분들이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리신 분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우리가 감사함을 표시해야 하고, 우리 현대사의 굴곡에서 아쉽게 희생된 분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애틋함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는 민주당 비판도 열심히 하겠지만, 그 이상을 하고 싶다. 민주당도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김 여사 비판 그 이상을 좀 했으면 좋겠다. 각자가 30% 지지층에서 환호를 받으려고 하는 정당이 되지 말고, 비판하거나 무관심한 40%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 저의 당선이 그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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