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검사 한동훈’과 ‘정치인 한동훈’의 철학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총선 승리와 대권 가도를 향한 장기 목표를 위해서도 전향적 입장을 취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 사이 정치적 마찰이 발생한 이유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갈등은 검사가 아닌 ‘정치인 한동훈’의 소신에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에 참패한 당시 김기현 지도부 체제에서 꾸준히 제기된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를 넘겨받은 채 취임했다.취임 이후 한 위원장은 김건희 리스크와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당 안팎에서 꾸준히 받아왔고 한 위원장 역시 법무부 장관이 아닌 여당 대표로서 문제 인식 전환을 시작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을 통해 “상대 당대표가 일주일에 세, 네 번씩 중대범죄로 형사재판을 받는데도 왜 국민의힘이 압도하지 못하는지 함께 냉정하게 반성하자”며 “오늘 정치를 시작하면서 저부터 선민후사를 실천하겠다. 저는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취임 한 달을 맞이하는 한 위원장 지지율이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도 문제를 다시 인식하고 돌파구를 고민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장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 위원장 지지도는 지난달 조사 대비 6%포인트 상승한 22%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 선호도 4%로 처음 등장한 뒤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한 위원장 취임 후 대통령 지지율은 30%대에 머무르고 정권 심판론은 50%를 웃도는 상황이 유지돼 총선 승리와 한 위원장의 차기 대권 행보에도 적신호가 켜질 우려가 커졌다.
특히 한 위원장 취임 후 국민의힘 호감도가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던 중 윤 대통령에게 대장동 의혹과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건의한 결정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으면서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를 해소할 필요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등장한 배경에 당과 대통령실 관계의 재정립과 같은 문제들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한 위원장이) 그런 부분을 더 의식할 수도 있었던 것이고 결과적으로 대통령실과 거리를 좀 더 멀어지게 만든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2003년 광주지검 검사와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 신분으로 대검찰청 옛 중앙수사부 5대 그룹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함께했다. 이후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에서, 2017년 서울중앙지검에서, 2022년에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으로 함께하며 20년을 알고 지낸 인연이다.
여권에서는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정면충돌하는 모양새가 공천을 비롯한 선거 과정에 혼란을 가중할 우려가 큰 만큼 양측이 갈등 봉합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응답률은 14.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서울=뉴스1)‘윤석열 키즈’ 한동훈, 20년 인연 尹과 정면 충돌 배경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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