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왕세자는 분 단위로 쪼개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주요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양국 간 비즈니스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오후 5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재계 관계자 8명과 만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이 참석했다.
2019년 빈 살만 왕세자 방한 때 한 차례 승지원에서 회동한 경험이 있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각각 오후 4시 반께 호텔에 도착했다. 이 회장은 원래 재판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재판부에 연기를 요청하고 왕세자를 면담했다. 이 회장은 사우디의 최첨단 미래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미래 사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옴시티에 삼성의 인공지능(AI)과 5세대(5G) 무선통신,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와 관련해 100억달러 규모의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1만 가구 숙소를 제공한다. 또 한국전력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와 함께 65억달러 규모의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최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지오센트릭이 아람코의 자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이미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친환경 자동차 등을 활용한 스마트 모빌리티 구상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산유국의 탄소중립 선언’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사우디가 친환경차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아람코와 함께 친환경 합성연료를 공동으로 연구하고, 이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시험 운행하는 등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로템은 이날 사우디 투자부 및 철도청과 20억달러 규모의 고속철 구매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3월 사우디 국방부와 대규모 방위산업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은 아버지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왕세자를 만나 눈길을 끌었다. 호텔에 가장 먼저 도착한 김 부회장은 이날 왕세자에게 감사를 나타내고 추가 방산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사장은 합작조선소와 엔진 합작사 설립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이재현 회장은 사우디와 문화·콘텐츠 교류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원 회장은 사우디 원전 건설 사업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은/황정수/김일규 기자 selee@hankyung.com
K기술로 네옴시티 세운다…철도·에너지·친환경차 전방위 협력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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