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역대급 횡령' 오스템임플란트 팀장, 1심서 징역 35년 - 경향신문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우철훈 선임기자

오스템임플란트에서 일하며 회삿돈 221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재무팀장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김동현 부장판사)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스템임플란트 전 재무팀장 이모(46)씨에게 징역 35년과 벌금 3000만원을 이날 선고했다. 범죄수익 1151억8797만원에 대한 추징 명령도 함께 내렸다.

이씨는 회사의 재무 업무를 총괄하면서 2215억원을 횡령한 뒤 이를 금괴, 명품 시계, 리조트 회원권 등으로 바꿔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수사가 개시되자 ‘잠적 상태에서 실종 선고를 받는 방안’과 ‘수사기관에 자진 출석하는 방안’을 저울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대범하게 이뤄졌다”며 “추징을 선고하는 액수가 1150억원에 달해 피해 잔액이 전부 회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이씨의 횡령으로 한국거래소에 의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된 점, 주가가 폭락해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한 점도 감안했다.

이씨의 횡령을 도운 가족들에게도 유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아내 박모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고, 이씨의 처제와 여동생에겐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박씨가 불법 수익임을 인지하고도 자신이 이씨에게 증여받은 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겠다고 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회사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하기 어렵고 오히려 출소 이후 이익 향유를 기대하며 재판에 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자녀들이 어리고 병환 중인 시어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이씨의 부친은 횡령 사건이 알려진 지난해 1월 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회사의 신뢰를 얻어 중요한 업무를 하면서도 2215억원을 횡령해 주식에 투자했고, 피해액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이 적용된 이래 최대치”라며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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