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교육대학(교대)과 초등교육과 13곳 가운데 11곳이 ‘사실상 미달’인 3대 1 미만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수요는 줄었지만 교대 정원은 그대로여서 임용고시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교권 침해 우려가 커지면서 한때 ‘선호 직업’이었던 교사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종로학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국 10개 교대와 한국교원대·이화여대·제주대 초등교육과의 2023학년도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대 1로 최근 5년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19학년도 2.5대 1 →2020학년도 2.1대 1 →2021학년도 2.3대 1 →2022학년도 2.4대 1에서 1년 만에 2대1로 급락했다. 2019학년도까지만 해도 이화여대와 제주대가 두자리 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교대 인기가 상당했다. 특히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5대 1)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3.9대 1)를 제외한 11곳은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었는데 정시에서는 수험생이 최대 3곳까지 입시 원서를 넣을 수 있어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면 사실상 미달로 본다. 서울교대·대구교대·경인교대·공주교대·진주교대·부산교대 등 6곳은 경쟁률이 2대 1에도 못 미쳤다. 자퇴 등 중도 탈락률도 늘고 있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2년에는 재적학생 수 1만6569명 가운데 396(2.4%)명이 중간에 교대를 떠났다. 2020년에는 1만6876명 가운데 256명(1.5%), 2021년에는 1만6782명 가운데 282명(1.7%)이 떠나 그 수가 늘고 있다. 이처럼 교대 인기가 예전만 못해진 배경에는 높아지는 임용고시 경쟁률, 임용 적체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현직 초등 교사인 박성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교대 정원은 그대로인데 정부가 교사 정원을 계속 줄이면서 임용고시 경쟁률이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며 “과거에는 교대에 입학하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교사가 됐는데 교대가 갖는 이런 이점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서울 공립 초등교사의 임용시험 경쟁률은 4.57대 1로 전년(3.6대 1)보다 상승했고, 서울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들은 발령까지 평균 1년4개월가량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교권 침해에 대한 우려도 교대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실장은 “초등 교사들은 학부모 들의 민원에 시달리면서 교사로서의 자존감이 훼손되고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하는 일도 많다”며 “노동 강도가 높다보니 중간에 사직하는 사람들도 있다. 선배나 교사들이 시달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교대 선호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교사인 김민아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집행위원장은 “학교 현장에 직접 나가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교권 침해에 대한 내용을 접하니) 오히려 불안감이 더 크다”며 “주변 학생들은 ‘현장에 나가도 걱정’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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